올해 초쯤 한국 모형시장에 대해서 몇가지 단상을 적기도 했습니다.
http://cafe.naver.com/gundamgarage/28972
그런데 크롬헤드에서 올리신 장터글을 보고 마음이 아프네요.
처음 직장을 시작했던 곳이 "투니버스"라 애니메이션 업계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었는데..
결론중 하나가 "애니메이션으로 돈번곳은 없다!"였습니다.
그 공식은 지금도 유효한것 같습니다.
조금 바뀌어서 "애니메이션으로 [큰]돈 번곳은 없다"라고 해야 하겠네요..
요즈음은 "뽀로로"같은 유아용 애니메이션은 어느정도 수익구조를 만들고 있기도 한것 같습니다.
하지만 왠지 이것은 정공법이 아니라는 느낌이 듭니다.
섬세한 연출.. 정밀한 플롯.. 호감있는 캐릭터..등의 구현이 그다지 필요없는
기획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제작은 좀 쉬운
반쪽자리 이거든요..(개인적 의견입니다.^^)
모형업계도 시장규모는 작지만 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형으로 돈번곳은 없다!"라고 한다면 너무 잔인할까요?
물론 건축모형이나 제품모형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들이 원하고 바라는 모형은 아파트나 궁궐축소모형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 모형들의 디테일이나 완성도, 제작에 든 노력을 절대 폄하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들이 원하는 것은 그런 멋진 아파트나 궁궐을 배경으로
앞에 서있어야 하는 캐릭터나 메카닉들이 아닌지요?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싶은 욕심...
한 캐릭터의 운명을 결정하고 싶은 욕구..
많은 이들이 돈안되는 줄 알면서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이유가
그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배경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캐릭터 모형에 집착하는 것도같은 이유가 아닐까요?
이렇게 본다면 우리가 모형을 하는 본질은
"물체를 만든다" 가 아니라 "생명체를 탄생시킨다"라는 것이네요..
얼마전 철인 캉타우가 고급 상품으로 나왔습니다.
최근에 리뉴얼된 로봇킹과 함께
한국의 모형계 발전을 바라는 마음에서 정말 축하해야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웬지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모터헤드나 모빌슈츠와 같은 그 "아우라"가 느껴지질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로봇킹이나 캉타우의 팬이 아니라서 그럴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네.. 맞습니다..
분명 저는 팬이 아닙니다.
우리가 건축모형에 그렇게 열광을 하지 않는 것도 비슷한 이유라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는 건축물의 팬이 아니기 때문이죠..
(좀 관심있는 분들도 건축물이 아니라 건축가의 팬이시죠^^)
아무생각없이 찍어내는 E2046은 제외하고..
딸을 위해 인형집을 만들고 인형극이 고급전통문화로 인정되는
일본특유의 문화를 빼놓고 본다고 하더라도
분명 일본캐릭터 산업은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산업때문이 아닐까요?
캐릭터 산업이라는 것이 사실은 컨텐츠 산업이고 사실은 스토리를 파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캐릭터 디자인에 열광하는 것 보다는
그 캐릭터의 고뇌와 번민때문에 열광을 하죠..
이미 30년의 역사를 가지는 건담..
더이상 건담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관입니다.
S-건담이나 유니콘, 신안주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는 건담 세계관속이라면 소설로만 나와도 사람들은 그것을 인정합니다.
만일 우리가 로봇킹 소설과 함께 로봇킹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까요?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우리 모형계가 "크롬헤드"와 같은 안타까운 경우를 당하지 않으려면
모형이 아니라 우리모두 팬이 되고 싶은 뭔가가 있어야 합니다.
아기공룡 둘리, 로봇태권V, 공포의 외인부대, 2002년 원더키디, 영혼기병 라젠카....등등등
많은 우리컨텐츠들이 있습니다만.
우리가 팬이 될수 있는 방법이 어떤것이 있을까요?
우리가 한국 캐릭터 제품을 많이 사면 더 나아질까요?...
사실 저도 모르겠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이렇게 글이라도 적어봅니다....
..
이렇게 적고나니 기분이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왠지 더 꽁깃꽁깃해 지네요.. ㅠ_ㅠ;
..
공감하기 힘든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부터열심히 살겠습니다..
'Modeling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형계의 한분을 만났습니다. (0) | 2009.06.19 |
---|---|
KOEX World IT Show 2009 관람기 (2) | 2009.06.19 |
우주선 크기비교 (0) | 2009.04.29 |
로켓 노즐 만들기.2 (0) | 2009.01.20 |
로켓 노즐 만들기 (0) | 2009.01.08 |